반복되는 교제 폭력·살인, 막으려면?
최근 한국 남성이 스토킹하던 여성을 일본 도쿄까지 찾아가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. 범행을 막지는 못했지만 당시 일본 경찰은 이 남성을 피해 여성과 분리해 공항까지 데려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 끊이지 않는 교제 폭력과 살인 사건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? 이소정 기자입니다.
[리포트]
[뉴스광장/2025.9.2 : "도쿄에서 40대 한국인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…"]
["경찰은 이 여성과 교제 중이던 30대 한국인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해…"]
주민들은 조용한 주택가에서 벌어진 '그날' 사건을 잊기 힘듭니다.
[나카무라 도오루/사건 현장 인근 상인 : "경찰이 아주 많았고, 현장에는 핏자국이 엄청 많이 남아 있었어요."]
[현장 앞 사진관 직원 : "카메라로 사진 찍는 분인지 감독인지 모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. 쓰러져 있는 것밖에 보지 못해서."]
숨지기 사흘 전 피해 여성은 파출소를 찾았고, 경찰은 가해자인 박 모 씨가 오사카로 간다고 하자 도쿄역에, 다음번엔 공항에 데려다 놨습니다.
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것까지 지켜봤지만 박 씨가 또다시 돌아온 겁니다.
[허민숙/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: "비극적인 결말을 막지는 못했지만, 일본의 경찰들은 피해자로부터 가해자를 떼어 놓는 것,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."]
[2024.2.4/대화녹음/음성변조 : "(카톡 사진 내려서 오빠 마음에 상처...) 아XX 말고, 행동으로 하라고."]
[교제 폭력 피해자 유족/음성변조 : "저희 조카는 세 번이나 신고했음에도 경찰한테 아무 도움 받지도 못했는데."]
동탄 납치 살해 사건과 부산 오피스텔 추락 사건 등 초동 대처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경찰은 최근 새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.
[장다혜/한국형사·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: "지금 많은 것들이 너무 피해자에게 남겨지거든요. 가해자 관리가 반드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. 특히 접근금지 명령이 단독으로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."]
[허민숙/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: "도대체 어떤 이유로 피해자를 구하지 못했는지 그런 사망 검토를 단 한 건도 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매뉴얼을 만들어 내는 것은 사실 아이러니예요."]
전문가들은 가해자에 대한 실시간 전자 감시제도나 현장 경찰의 체포 의무제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.